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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누구지? ”

프로세르피나_전신.png

(@rapicm_o3o님 커미션)

 

원래는 낙엽과 같은 밝은 갈색의 머리카락이였으나 새로 나는 머리는 점점 녹빛을 띄었다. 아마 계속 자란다면 푸른 숲과 같은 짙은 초록색의 머리카락을 가지게 될 것이다. 자색 눈동자는 뾰족한 눈매 안에서 차분하게 빛났다.  마름모꼴의 눈동자 얇은 눈썹, 꾹 다문 입술이 그가 상당히 완고한 성격임을 짐작하게 했다.

몸은 이전과 다를 바 없이 뼈가 두드러져 보일 만큼 얇쌍했다. 피부는 희다기 보다는 창백했고 운동부족으로 자세 또한 약간 구부정하다. 에피스타가 새겨진 부분은 오른쪽 날개뼈 위.

미사여구가 생략된 단어 선택과 돌려 말하는 것을 싫어하는 직설적인 화법을 사용하는 건 이전과 같았지만 퉁명스럽고 딱딱한 어조는 상대방을 당황시키기 딱 좋았다. 트리사의 방어기제였다. 차갑고 건조한 말투로 그는 타인과의 관계에서 벽을 쳤고 다가오지 말라 가시를 세웠다.

아이페.png

170cm|54kg

프로세르피나

Trixha

트리사

신성

Divinity

Verdure

신록

그게 무엇이든 대상 위에 싹을 틔운다. 생명을 발아한 것은 자신이 뿌리 내린 것의 생명력을 빨아들여 자라난다. 자라날 수 없는 곳에 싹을 틔워 버린 것들의 집념은 끈질기다. 창을 던져 맞추는 것이 아니라 마치 창 그 자체를 피워내는 것 같다.

프로세르피나의 신성은 탄생의 축복과 같다. 생명이 싹트고 피어남을 관장하는 일. 그 생을 빠르게 돌려 한 순간 시들게 하는 것 까지 가능하지만 선호하는 방법은 아니다. 그리고 오로지 식물에게만 가능할 뿐이다.

아샤

Asha

Pitcher

물병

이전과 비슷한 형태의 두 뼘 높이의, 손잡이가 달린 흰색 물 동아리. 쉽게 깨질 것 같은 도자기와 비슷해 보이지만 공학 기술로 만들어진 물건이기 때문에 아주 단단하여 집어 던져지는 일이 있어도 부서지거나 망가지지 않았다. 트리사가 말하기도 전에 신도들이 미리 제작하여 가져다 준 것이다. 아그네스 이후 프로세르피나의 아샤는 항상 일정했다.

아샤 그 자체만 보면 단순하고 보잘 것 없어보이지만 그의 아샤는 그와 함께 있어야 온전한 힘을 발휘했다. 트리사의 역할은 그 안에 신성으로 물을 담아내는 것. 그 물병에서 나온 한 방울의 물로 씨앗은 싹을 틔우고 자라고 꽃을 피워내고 열매를 맺었으며 상처를 치료하고 병을 낫게 했다.

그의 신성은 식물을 틔워내는 것이 끝이었다면 아샤 안에 차올랐다 물의 형태로 나오게 된 그것은 생명력 그 자체였다.   

성격

Personality

“대수롭지 않은 일까지 나한테 가지고 오지마!”

“내가 싫다고 했잖아. 왜 자꾸 귀찮게 굴어? 내가 만만해?”

“아니, 아니야. 내가 잘못한 거 맞는 것 같아. 뭐? 됐다니까?! 신경 안 쓴다고....”

 

트리사는 예민하고 신경질적이며 자기멋대로였으나 그건 그가 외부에 너무 많은 신경을 쏟아붓고 있기 때문이었다. 고작 6년은 온전한 사회성을 교육받기 힘든 짧은 시간이다. 상당히 어렸다. 어른스럽지 못했고 무엇이든 가볍게 넘길 줄을 몰랐다. 주변에 무관심하고 냉소적으로 보여지고 싶지만 ‘그런 척’을 하는 게 고작이였다. 혼자 있는 것을 선호한다기 보다는 타인과 교류하는 것을 꺼렸다. 다른 이들과 섞여있다보면 자신이 너무 초라해지는 것 같았다. 

자신을 지키는 것이 어려웠다. 베아트리스가 남긴 것이 너무 많았다. 트리사는 완벽하고 싶었지만 스스로를 돌아보면 자신이 너무 어리숙해보였다. 베아트리스가 은연중에 두려워한 것이었다. ‘나’를 남기고 떠났을 때 ‘나’를 만들 수 있는가. 트리사는 공부했고 연구했으며 천년을 넘게 이어 온 프로세르피나의 발자취를 더듬어 올라가며 완벽성을 추구했지만 남은 것은 미성숙한 자신을 향한 혐오였다.

그래서 트리사는 겉으로 완고하고 냉담하게 굴었다. 그렇게 굴어야 조금이라도 자신이 되고 싶은 자신에 가까워 질 것 같았기 때문이다. 최대한 주변의 일에  무관심하고 가볍게 대하려다 보니 반대로 주변을 너무 신경쓰게 되었고 의도치 않게 눈치가 빨라졌다. 여유롭고 독선적인 태도를 가지고 싶었으나 남은 것은 어쩐지 미묘하게 눈치를 보게 됐다. 자신도 그걸 알아서 최대한 건조하려 노력중이나 그럴수록 감정의 늪에 빠지는 기분이 들었다.

기타

Etc

프로세르피나

_식물, 씨앗의 발아와 생장

작게는 식물 크게는 움트는 생명력을 상징했다. 그의 신성은 식물을 틔워내고 자라게 하는 생명 그 자체였으며 탄생의 축복이다.

_약학

그 전까지 단순히 식물의 신으로 불리던 프로세르피나가 다르게 기록되기 시작한 것은 제 5 대재앙 이후 아그네스라는 이명을 가진 환생 이후였다. 아그네스는 자신의 신성을 고작해야 싹을 틔워내는 일에서 끝내고 싶지 않았다. 신성을 이용해 식물을 피워내고 성장시키는 것 이상으로 무언가 의미있는 일을 하고 싶었기에 그는 자신의 신성을 이용해 인간에게 도움이 되는 식물을 길렀다. 약초, 허브, 마취와 진통을 위한 소수의 독초들. 이 일은 그의 신성와 아무 관련이 없는 노력과 시간을 요하는 행위였기에 이후의 환생에서 약학 연구를 지속하는 것은 아그네스의 의지의 조각에 가까웠다.

_신앙

오래 전부터 이어져 내려온 교리는 매우 자유롭고 느슨하다. 지켜야 할 것은 단 하나 ‘시드는 생명을 되살리라.’ 프로세르피나의 신도들은 사제라기 보다는 약제사에 가깝다. 따라서 신의 현신의 위치도 숭배받는 신이라기 보다는 위대한 스승에 가까운 편이다. 신전에는 기도를 위한 제단 대신 약초를 생산하기 위한 온실, 배합을 위한 연구실, 공부를 위한 도서관이 있다. 찾아오는 환자를 위한 병실과 진료실은 다른 건물에 따로 배치되어 있다.

_신도

다만 그들도 케네비라스의 시민인지라 신을 가까이에서 모실 기회를 노리고 있다. 그는 간간히 숲에서 나와 그녀의 신도들을 마주하는데 가장 재능이 있어 보이는 신도에게 개인적인 가르침을 하사한다.

트리사

_TRIXHA

약학이란 지식에 기반해야 하는 일이다. 무엇을 틔워내고, 어떻게 배합하며, 누구에게 쓸 것 인가. 환생 후 신의 현신체는 우선적으로 부탁해 둔 신에게 기억의 단편을 받고 자신이 쓴 연구서를 공부 한 후, 신도들의 연혁-이 또한 논문에 가깝다-까지 숙지한 이후 이명을 받고 활동을 시작한다. 이 과정은 적게는 5년에서 길게는 10년까지 걸린다. 프로세르피나는 환생 후 신전에서 신도들의 가르침을 받고 공부하며 세상에 나설 준비를 하고 있었다. 아직 이명을 받지 못한 그가 스스로에게 트리사라는 이름을 붙힌 것은 베아트리스의 그림자가 너무 짙었던 탓이다. 그가 정리하지 못하고 죽은 것들이 너무 많아서 자신에게 붙은 기분이었다.

_탄

탄에서 환생했다. 그것도 인간의 거주구역 내에서. 얼마안가 케네비라스의 프로세르피나의 신전으로 보내졌다.

_케네비라스

케네비라스에서 프로세르피나의 신전은 두 개가 존재한다. 하나는 도심지에 하나는 숲 속 안에. 환생 직후 프로세르피나는 약학을 익히기 위해 도심지에 있는 신전에서 신도들과 함께 거주했다. 감히 신도들이 그가 숲 속 신전에 가는 것을 막지는 못했으나 숲에 산다고 하기에는 그곳은 단지 잠시 휴식을 취하는 공간에 가까웠다.

베아트리스

_죽음 

그가 사망한 것은 갑작스러운 일이었다. 셀라의 해체 이후 케네비라스의 숲을 재건하기 위해 움직였으며 치료를 위해 바쁘게 뛰어다녔고 그 와중에 언제 찾아올지 모르는 죽음을 위한 준비를 해야햤다. 앞의 두가지 것에 비해 뒤의 것은 사소한 것이었고 기한도 남아있다 생각했다. 베아트리스의 죽음은 평온했다. 내일 할 일을 곱씹으며 잠자리에 들었고 다시 일어나지 않았다.  

관계

Relation

From Past to Pres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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